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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05 09 언더워터 월드 돌핀 라군

이번 여행에서....아들이 제일 기대한 것은 [수영장]이었고

그 다음으로 기대되는 것이 분홍 돌고래였다.

사실 그 분홍 돌고래가 정말 별 것 아닐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지만

내가 뭐 일부러 초를 치면서 그 사실을 미리 알려줄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ㅎㅎㅎㅎ

암튼 그래서 우리는 마지막날 꼭 해야할 일로 돌핀 라군을 찍어두고 있었고

그 할 일을 해치우기 위해서 오전 수영 후 호텔 체크아웃하고 언더워터 월드로 갔다.

언더워터 월드를 센토사 지도를 보면 실로소 포인트 라고 적힌 곳에 있다.

그런데 그 실로소 포인트는 바로 알록달록 SILOSO 라고 만들어 놓은 그 조각이 있는 바닷가

거기서 언덕 쪽으로 5분만 걸으면 나오는 라사 상그릴라 리조트 정문 바로 앞이다.

그러니까 그냥 비치 트램을 타고 실로소 비치 종점에 내려서 조금 걸어도 되고

비치 버스를 타고 실로소 포인트에서 내려도 된다.

호텔을 출발할 때 비가 많이 내려서 가방에 우산까지 챙기고 옐로우 버스를 탔는데

결론적으로는 가방만 무거웠고 우산은 펼 일도 없었다.

가는 곳마다 머리 위로 비 가리개가 거의 다 연결되어 있어서

엄청난 비라면 잠시 비를 피해 실내에서 기다리면 되고

적당히 부슬거리는 비라면 그 차양 아래로 요령껏 지나다니면 된다.

안내 책자나 기타 등등에 돌핀 라군의 공연 시간이 나와 있었지만

아들이 기대하는 마지막날의 제일 중요한 쇼인데 방심할 수 없어서

우리는 일단 무조건 언더워터 월드로 갔다.

표를 끊고....수족관과 돌고래 쇼까지 어른 23 SD 아이 15 SD

싱가폴 에어 할인도 되고 싱가폴 관광청 쿠폰 할인도 되고 씨티카드 할인도 된다.

그리고 돌고래 쇼 시간을 물었다. 3시 반이란다.

이럴 줄 알았다. ㅡ.ㅡ 가이드북인가에 나와있던 13시 반 쇼는 아예 없었고

14시 반 쇼는 물개쇼였고 우리가 보려는 돌고래는 3시 반이었다.

일단 여기서 철수하여 멀라이언 타워를 먼저 가기로 했다.

멀라이언 타워는 실로소 포인트에서 레드나 블루 버스를 타면 되는데 10분 거리다.

임비아 룩아웃에 내려서 서브웨이 샌드위치로 점심도 먹고

멀라이언 타워를 돌아보며 기념품도 사고 놀다가

다시 비치스테이션에서 트램을 타고

(왜 버스를 안타고 트램을 탔냐면 실로소 비치의 밝은 사진을 찍고 싶어서다.)

실로소 비치에 내려서 사진 몇 장 찍고 걸어들어오니 3시다.

아들은 아까표를 살때부터 먹고싶다고 조르던 입구의 HOT DOG KING 을 꼭 먹어야 겠단다.

그래서 바닷가에서 걸어오느라 벌~~게진 얼굴을 하고 앉아서

에어컨도 안나오는 야외 벤치에서 그래도 그걸 맛있다고 다 먹었다. ㅡ.ㅡ;;;;;

치킨 핫덕 (아랍이나 인도계가 많아서 그런지 소시지가 거의 치킨이었다)

하나에 4 SD,콜라 3 SD 였는데

특이한 건 빵에 소스를 뿌려주지 않고 옆에 따로 세 종류의 소스 펌핑병이 있었다.

케쳡, 머스터드 그리고 또 하나는 뭐였더라.....ㅡ.ㅡ;;;

아무 것도 싫어하는 아들은 오히려 맨 빵에 소시지만 끼워서 맛있다고 좋아하더라.

 

 

 


매표소 앞에.....이렇게 비얌~~을 목에 감아주며 사진 찍기를 종용하는 아저씨들이 있다.

겁 많은 우리 아들 기절을 할 듯이 멀찌감치 도망갔다. ㅎㅎㅎㅎ

 

 

 



돌핀 라군은 표를 내고 들어가면 우측으로 따로 야외 풀이 있는데

공연 30분 전에 이미 만석이었다.

우리가 갔을 때도 거의 모든 자리가 차 있고 땡볕이 바로 비치는 구석자리만 비어 있었다.

너무 더워 도저히 거기는 앉기 싫어서

좌석들 제일 뒤에 있는 펜스를 기대고 서서 보기로 작정을 하고 뒤로 올라갔다.

공연 시작 전에는 안내인이 계단에는 앉지 못하게 제지하지만

사람이 미어터지니 너도 나도 그 계단까지 촘촘히 앉게 되었다.

그리고 공연 직전에는 급기야.....입구 쪽 쇠사슬 바리케이트 뒤로도 빽빽한 사람들.....

사진에 보인다.

그런데 그 사람들 위로....필로티 공법의 2층 검은 유리 건물.....

거기가 뭔가 하면 VIP ROOM 이다.

돈 많~~이 내면 거기 소파에 앉아서 음료수 마시면서 쇼를 보는 모양이다.

마치 인천 문학야구장의 스카이 박스처럼 에어컨도 나오고 시원은 하겠으나

아무래도 현장감이 떨어질 터....

공연 시작까지 30여분을 기다리면서 정말 너무 더워서

(싱가폴에 있었던 나흘 낮 중에 최고로 더웠다. 불쾌하고 짜증나고....ㅜ.ㅜ)

잠시 그 VIP 룸 안은 얼마나 시원할까 부러웠지만....ㅎㅎㅎㅎ

 

 



얘들이 걔들이다. 분홍 돌고래....

저 뒷쪽 풀에....정말로 온 몸이 분홍인 아이가 하나 보이는데 걘 출연을 안하고

대신에 몸의 대부분은 연한 회색이며 배 부분이 집중적으로 분홍인 세 아이가 등장한다.

얘들은 색깔이 연해서 그런지 어쩐지 보통 돌고래보다 연약해 보이는데

그래서 그런지....빡시게 훈련을 시킬 수 없었던 것인지

얘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ㅎㅎㅎㅎ

링 한 번 통과하고, 공 한 번 굴려주고, 뒤집혀서 상자 하나 운반해주고,

몸을 뒤틀며서 점프 한 번 해주고, 박수 한 번 쳐주고....뭐 그 정도가 끝이다.

서울 능동 대공원의 동물쇼나

에버랜드의물개쇼가 시간이나 프로그램이나 모든 것이 최소한 열 배는 더 낫다. ^^

순식간에 쇼가 끝나고 안녕~ 하면서 작별인사까지 해도 관중들이 아무도 일어서질 않는다.

ㅎㅎㅎ

아들도 물었다. 이게 끝이야??

그래....안타깝겠지만.....

엄청난 인파가 빠져나가는데 또 한참을 북새통....

도저히 팔다리에 물 좀 묻히고 세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더위 속에서

[공연의 충격]은 짜증을 더하고 있었다.

 

 

그 공연을 보고난 사람들이 다들 어깨를 서로 부딪쳐 가면서 몰려 들어간 곳은 수족관이다.

나는....친정이 부산이다. 그것도 해운대.

해운대도 그냥 해운대가 아니고 걸어서 10분이면 모래를 만질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그래서 나는 인천에 살면서도 해운대 아쿠아리움의 연간 회원권을 끊어서

친정을 갈 때마다 (그리고 나는 친정도 꽤나 자주 간다. ^^)수족관을 가곤 했다.

다이버의 수중 쇼를 아들이 너무나 좋아했기 때문이다.

해운대 아쿠아리움과 비교하면.....센토사 아쿠아리움은 규모가 대충....절반??

혹은 그 이하??

특히.....그 위에 올라 서 있으면 유선형 수족관을 따라 자동 이동하는 컨베이어 벨트

(말이 좀 우스운가?? 그래도 그게 아니면 그걸 무어라 부른단 말인가? ㅎㅎㅎㅎ)

그 무빙워크가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북경의 수족관이나 여기나....

관람객이 가중치를 두는 것은사람이 서 있으면 움직이는 그 장치가 아니라

수족관 탱크 용량이 얼마나 되며

그 안에서 유영하는 상어가 얼마가 크고 많으며

기타 등등의 물고기가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다운가 라는 것을 망각한 것은 아닐까

그 모든 것이....비교가 되지 않았다. 솔직히.

 

 

 

입구에는 이렇게 만질수 있는 물고기를 풀어놓았다.

그런데 이 물고기들도....그 많은 사람이 모두 손을 집어 넣어 만지려고 달려드니

얼마나 짜증이 나고 싫을 것인가. ㅎㅎㅎㅎ

멀찌감치 관람객 반대편 수조에 붙어서 꼼짝을 안하고 있다.

사람은 진짜 진짜 많다. 동대문 시장 저리 가라다. ㅜ.ㅜ

아들은 손을 넣어보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무빙워크 끝에 듀공이 있다.

사람과 비슷하여 옛 뱃사람들이 인어로 오인하였다는 그 생물....

물론 이 곳에 있는 모든 종류의 물고기가 해운대 아쿠아리움에도 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잘한 물고기가 같고 다름에 아이가 반응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아들이 해운대에서 보지 못하던 생소한 것은 이것 뿐이었나 싶다.

관심을 가지고 잠시 보더라.

그리곤 다시 사람 사람 사람~~~

도저히 더 있을 수가 없어서 서둘러 수족관을 빠져나왔다. ㅜ.ㅜ

3시 30분의 핑크 돌고래 쇼가 겨우 10 여분 정도??

그리고 나머지 수족관에서 겨우 2-30분 정도 있었을까?

 

 

인생이 어디 계획대로 되던가?

세상이 어디내 맘 같던가?

때로는 [하나도 재미없는] 것을 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도 배웠을 터,

그런 것을 우리는 수업료라고 부른다. ㅎㅎㅎㅎ

그래도 꼭 내 두 눈으로 확인해야 하겠다 싶으신 분들은

주말에는 가급적 계획을 잡지 않는 것이 좋겠다.

내생각으로는 이것보다는 차라리 이미지 오브 싱가포르나 보았었으면....싶었다. ^^